저는 개인적으로 발레 센터하면서 가장 쾌감을 느끼는 것이 턴과 그랑점프인데, 우열을 굳이 굳이 가리자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턴(Turn)입니다. 여러분은 턴(Turn) 파인가요 점프(Jump) 파인가요? 편식을 하면 안 되지만, 빠르게 턴을 돌며 스튜디오를 가로지르는 느낌은 정말 짜릿하고 즐거운 것 같아요. 오늘 드디어 턴에 입문해 보겠습니다.
턴의 종류
턴은 제자리에서 돌 수도 있고,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면서 돌 수도 있고, 공중에서 점프하면서 돌 수 있습니다. 당연히, 상호 배타적이진 않아요. 한 자리에서 점프하면서 돌 수도 있고, 다른 지점으로 점프하면서 착지 전 공중에서 돌 수도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제자리 턴(Stationary Turns)의 예시로는 피루엣(Pirouette)이 있고, 이동하는 턴(Traveling Turns) 중에는 쉔네턴(Chaines)과 피케턴(Pique Turns)이 있습니다.
또, 턴의 종류를 분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는 한 발 턴과 양발턴이 있습니다. 한 발 턴은 회전축을 한 다리에 싣고 회전하는 내내 무게중심은 한 발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양 발 턴은 돌면서 무게중심이 양발 중심에 있기도 하고 턴 돌면서 교차됩니다. 예를 들어, 스트뉴(Soutenu)가 대표적입니다. 그럼 바로 스트뉴를 배워보겠습니다.
Soutenu (스트뉴)
기본 중의 기본, 스트뉴 - 용어 소개 및 동작 설명
Soutenu는 영어로 'sustained', 'supported'라는 뜻의 프랑스어예요. 한국어로는 '지속된', '지지된', '유지된'이라는 의미인데,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유지하고 무엇을 어디에 지지한다는 것일까요? 정답은 쑤스(Sous-sus)입니다! 쑤스는 5번발에서 를르베(Releve)하며 양발과 다리를 밀착시키는 자세라는 것을 아실 텐데, 스트뉴는 뻗어있던 다리를 쑤스로 끌어들여 모은 후 유지하는 동작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트뉴를 스트뉴턴과 동일시하실 때가 있는데, 사실 스트뉴라는 발레 용어 자체는 어느 방향이든, 지면이든 공중이든 뻗은 다리를 쑤스로 끌고 들어오는 동작입니다.
Soutenu en tournant이 '도는 스트뉴'라는 뜻인데요, 정확히는 이 '스트뉴 앙 트루낭'이 스트뉴 턴입니다. 즉, 스트뉴 턴은 돌면서 쑤스를 유지하는 동작인 것입니다.
[참고] 를르베(Releve)와 수스(Sous-sus)에 대해 복습하려면 아래 글 참고해 주세요.
스트뉴 턴 하는 법
Part I. 스트뉴 하는 법
스트뉴 턴 돌기 전 뻗은 다리를 쑤스로 끌어들이는 것이 포인트인 것을 다시 한번 강조드립니다.
- 제자리 스트뉴 턴 : 워킹레그는 탄듀, 스탠딩레그는 플리에인 상태에서 탄듀로 뻗은 다리를 스탠딩레그 앞에 5번 쑤스. 아래 그림 참고하시면 되며, 꼭 옆이 아니어도 앞, 뒤 모두 가능합니다.
- 이동하는 스트뉴 턴 : 한 발 먼저 이동 지점으로 스텝 했을 때 뒤따라오는 다리 곧게 뻗은 채로 유지하며 끈적하게 끌고 들어와 앞에 5번으로 쑤스.
Part II. 스트뉴 턴 도는 법
스트뉴 턴에서 다리를 뻗고 모으고 난 후 턴하는 부분을 이제 설명할 텐데, 다리, 팔, 그리고 머리 순서로 부위별로 나누어 구분 동작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구분 동작 1 - 다리
오른발 앞 쑤스에서 시작하여 왼쪽 방향으로 도는 기준입니다. 왼발의 경우 괄호 안의 발만 반대 발로 바꾸고 몸의 회전 방향은 오른쪽으로(시계방향으로) 돌면 됩니다.
- 준비 자세 (배꼽 12시, 정면) : 5번 쑤스 (오른발 앞)
- 0~90도회전 (배꼽 9시 방향) : 양발 균일하게 무게 중심을 둔 채로 바닥에 발볼을 마찰시켜 몸을 뒷발 방향으로 (왼쪽으로, 시계반대방향으로) 회전합니다. 교차되어 있던 다리가 펴지면서 1번발에서 를르베 한 상태가 됩니다. 다리는 교차된 상태에서 양발로 도는 것이기 때문에 뒷발의 방향으로만 돌 수 있습니다. 그 외 방향으로 돈다면 꽈배기가 되고 몸은 계속 엉키기만 할 것입니다.
- 90~180도 회전 (배꼽 6시 방향) : 계속 몸을 회전하면 양다리가 다시 교차되어 5번발이 됩니다. 배꼽이 후면을 향하고 있고, 턴 시작했을 때는 앞에 있던 발(오른발)이 이제는 자신의 몸 기준으로 뒤로 위치하게 됐습니다.
- 180~360도 회전 (배꼽 12시 방향, 정면 원점) : 후면을 바라보는 기준에서 자신의 뒷발(오른발)에 무게 중심을 두고, 뒷발로 반바퀴를 회전하여 다시 정면으로 돌아옵니다. 앞발은(왼발) 5번발 쑤스를 유지한 채로 허벅지, 종아리, 복숭아뼈 등 다리 전체를 모두 서로 밀착시켜야 합니다. 정면으로 돌아왔으면 다시 무게 중심을 양발 골고루 나눠줍니다. 반댓발(왼발)이 5번 앞으로 오도록 다리가 바뀌었을 것입니다.
구분 동작 2 - 팔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앙오가 가장 기초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앙쉐르망(enchainement, 연결 동작, 발레 시퀀스)의 마무리 포즈로 스트뉴 턴 돈 후 쑤스 홀드 하면서 마칠 때 앙오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코너에서 대각선 앞으로 전진하며 연속적으로 스트뉴 턴을 연습할 때는 주로 안아방으로 진행하는 것 같아요.
[참고] 기본 팔 포지션 - 앙바, 안아방, 앙오, 알라스콩드
구분 동작 3 - 머리 (고개/시선)
턴을 돌 때 기본적으로 머리는 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지러움을 방지할 수 있고 균형 잡기에도 좋아요. 또, 제자리에서든 이동하든 연속 턴을 돌 때 어디가 앞인지 뒤인지 방향 및 공간 감각을 잃기 쉬워서 시선은 목적지에 고정해야 합니다.
- 몸통 정면 : 고개 정면
- 몸통 90도 회전 : 오른쪽 어깨와 일직선으로 계속 정면
- 몸통 180도 회전 : 오른쪽에 있던 고개를 빠르게 왼쪽으로 전환
- 몸통 270도 회전 : 왼쪽 어깨와 일직선으로 계속 정면
- 몸통 360도 회전 (원점) : 계속 정면
Détourné (데뚜르네)
스트뉴보다 기본적인 것이 있다? 데뚜르네의 용어 풀이 및 동작 설명
데뚜르네 뜻
Détourné는 'divert', 'indirect', 'to turn away', '외면하다', '우회하다'라는 뜻의 프랑스어에요.
데뚜르네와 스트뉴의 차이점 (데뚜르네 vs 스트뉴 턴)
데뚜르네는 스트뉴 턴과 마찬가지로 5번발 를르베를 유지한 채로 회전하는 동작입니다. 차이점은, 스트뉴 본래 동작에 있는데요, 스트뉴는 뻗은 다리를 쑤스로 모으는 동작이라는 점 잊지 않으셨죠? 다리 뻗지 않고 바로 쑤스한 채로 턴 돌면 그게 바로 데뚜르네입니다.
이미 눈치채셨나요? 제목엔 안 썼지만 이번 글에서 스트뉴 턴만 다루지 않고, 데뚜르네도 같이 소개하고 싶었어요. 위 스트뉴 턴 하는 법에서 Part II만 떼어낸 게 데뚜르네입니다. 그리고 데뚜르네는 스트뉴처럼 턴 돌기 전 쑤스를 유지하는 여운 없이 바로 냅다 돌면 됩니다.
떼뚜르네는 바(barre)에서 많이 하는데요, 한쪽 발 순서 끝나고 180도만 돌아 후면을 바라본 채 반대쪽 다리로 넘어가 순서 진행하는 식으로 활용됩니다. 이때 팔은 바 쪽을 향해 내부로 돌 때는 안아방, 바 바깥쪽으로 외부로 돌 땐 알라스콩드 입니다.
턴 잘 도는 기술
Spotting (스팟팅)
스팟팅이란
처음으로 발레 턴 동작을 소개하는 글이라서 어떤 턴이든 잘 돌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같이 설명하고자 해요. 이번 글에서는 Spotting(스팟팅)만 다룰 건데, 스팟팅은 고개를 목적지에 고정시켜 중심을 잡는 기술입니다. 어지럽지 않고 균형도 잘 잡혀요. 스팟팅은 Spot(noun. 지점, verb. 발견하다, 찾아내다) + ~ing(현재진행형 접미사) 합성어로, 말 그대로 한 지점에서 진행한다는 뜻입니다. 직관적인 용어 같습니다.
스팟팅 하는 법
또 눈치채셨나요? 위 스트뉴 턴에서 고개 부분만 똑 떼어낸 것이 바로 스팟팅입니다. 스팟팅하는 법으로는 시선을 목적지에 고정시킨다는 것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아래 그림과 함께 제가 애기 때 무용학원 친구들 사이에서 돌았던 인기 팁을 공유해 볼게요. 조금 유치해서 부끄럽긴 하지만 초등학생이었으니깐 감안해 주세요.
[이미지 트레이닝]
당시 스튜디오에는 코너 반대편 목적지에 문이 있었고, 그 위에 비상구 유도등이 있었어요.
자신은 슈퍼파워를 가졌고,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하면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염력을 가졌다고 상상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 초능력을 발동시키려면 시선을 끊임없이 보내야 하는 것이죠. 근데, 눈으로 문 위의 비상구 유도등에 레이저를 쏘다가, 유도등에서 눈을 떼는 순간 바로 바닥에 뚝 떨어지는 거예요! 유도등을 떨어트리면 소방법 위반으로 과태료 100만 원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턴을 도는 것입니다!
턴 2탄 예고
이번 턴 입문 편에서는 스트뉴 턴, 데뚜르네, 그리고 턴을 잘 돌기 위한 기술인 스팟팅을 소개하였는데요, 다음 탄에서 배울 턴은 피루엣입니다. 피루엣을 다루면서 또 턴의 기본 원리를 더 살펴볼게요. 예를 들어, 추진력을 얻기 위한 플리에의 중요성, 그리고 회전력을 위한 팔동작과 턴아웃의 중요성 등이 있습니다. 또, 균형, 무게중심, 회전축 정렬을 위해선 를르베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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