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유니버설 발레단 정기 공연,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제 생의 첫 <로미오와 줄리엣> 발레 관람을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하였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작품은 워낙 문학 예술의 클래식 스토리 원형으로서 금지된 사랑, 가족 간의 갈등, 운명, 그리고 비극이라는 핵심 요소들을 다양한 설정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뮤지컬 <West Side Story>(1957), 영화 <Titanic>(1997) 등이 떠오르는데요, 현대적인 재해석에서부터 역사적 드라마, 판타지적 설정에 이르기까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본질적인 테마들은 여전히 창작의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발레 버전만 봐도 정말 다양한 안무가 버전이 있는데요, 케네스 맥밀란 외에도 존 크랑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매튜 본 등 정말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중학교를 호주에서 나왔는데, 저희 학교에서는 매해 쉐익스피어 작품 하나를 심층적으로 배우게 되어있습니다. 8학년 지정 작품이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이었고, 거의 3~4개월에 거쳐 배우다 보니 수업 시간에 각종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 버전으로도 보거나, 기말고사 대비하여 주요 대사를 Old English 원어로 달달 외우며 논술 시험을 치루기도 하였기에, 거의 곰국 3개월 내내 먹은 것 처럼 지겹고 물려서 오히려 잘 안 보게 되는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프로코키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음악에 너무 단조가 많아서 제 취향은 아닌데다가, 심지어 제가 드라마발레에 아직까지 큰 흥미를 못 느껴 왔어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요, 케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시그니처 머리와 엠파이어 원피스, 발코니 파드되, Death 파드되가 너무 아름답고 예뻐서 결국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모순적이게도, 물리지만 친숙해서인지 케네스 맥밀란 버전은 원작과 가장 흡사한 버전이라고도 해서 정이 더 가더라고요.
캐스팅
무용계의 아카데미 상이라고 볼 수 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작년에 최고 여성 무용수로 선정된 강미선 발레리나와 무려 아메리칸발레씨어터(ABT)의 수석 서희 발레리나를 초청하여 어떤 회차를 가야할지 고민을 또 많이 했는데요, 서희님을 정말 다시 보고 싶었지만, 그래도 작년에 뉴욕에서 봤으니... 이걸 몇 년 더 우려먹어야겠어요.
그래서 강미선 발레리나와 이현준 발레리노 회차인 5월12일(일) 14시 마티네 공연을 관람하였습니다!
강미선 발레리나의 연륜과 디테일, 표현력, 테크닉 모두 너무 아름다워서 공연 내내 감탄하며 봤어요. 특히 발코니 파드되에서는 거의 숨이 멎은 것 같아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좌석 및 시야
워낙 똥손이어서 좌석도 명당까진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 A블록 20열 8번, 9번을 사수하였습니다! 시야는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참고로 제 핸드폰 기종은 아이폰 12입니다. 카메라 확대가 많이 안되고, 사진상으로는 실제로 보이는 것 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는 점도 감안하여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 굿즈(MD)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으로 한정판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 중에서 저는 에뚜왈 토슈즈 키링이랑 반팔 티셔츠가 너무 예쁘더라고요! (구매하진 않았습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케네스 맥밀란 안무 <로미오와 줄리엣> 관람평
우선 저는 강미선 발레리나가 너무 아름답고 죽는 순간까지도 포인을 유지한게 정말 발레 답다. 예쁘다. 생각을 많이 했고, 기대했던 발코니 파드되는 역시 기대 이상으로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한편, 저는 우려했던 것 처럼 드라마발레가 취향에 맞을까?라는 의문이 있어서 관람 할지 말지 계속 고민을 했었는데 역시나 저랑 드라마발레가 잘 맞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저는 화려한 댄싱과 다채로운 군무를 훨씬 더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던 것 같아요. 특히 1막 기사들의 춤에 특히 너무 실망했어요. 그냥 단체로 전진 후진하며 왔다리 갔다리 반복하는 거였어서 큰 흥미를 못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워낙 유명한 음악이고 클래스하면서도 자주 등장하는 음악이니깐 저도 관람 전에 이미 찾아 본 장면이지만, 생각해보니 유튜브로 봤을 때는 잠깐 보다가 항상 껐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2분내내 저럴줄은 관람하기 전 까지 몰랐던 것 같아요.
그리고 프로코키예프의 음악도... too depressing for my taste. 제가 단조를 별로 안 좋아해요 ㅠ.ㅠ
Best Scene
https://www.youtube.com/watch?v=7zXfYygXX0I
Worst Scene
https://www.youtube.com/watch?v=SyDo3h1Tu7c
번외
차이콥스키의 오케스트라 곡 <Fantasy Overture 'Romeo and Juliet'>에서 13'13"부터가 제 최애 구간인데, 차이콥스키 곡으로 발레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6qZUCi7ToQ
13:13~ 극락 부분 강추입니다!
이렇게 다른 음악을 추천하며 글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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