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ET LOVER/PERFORMANCES

발레 <호두까기 인형> - 줄거리 요약, 관람 포인트, 배경,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의 차이점 정리

골댕리나 2023. 12. 12.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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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호두까기 인형 관람 전, 글 하나로 끝내기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중 하나이자,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작품

호두까기 인형의 인기 비결

호두까기 인형은 세계 각국에서 연말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두까기 인형의 이야기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배경으로 하며 따뜻하고 몽글몽글하면서도 화려한 연말을 보내기에 적합하며, 온 가족에게 눈과 귀가 즐거운 작품입니다. 또한, 러닝 타임도 짧아 어린아이들과 함께 데려가 관람하기에 탁월하며 누구나 클래식 문화에 입문하기 적합합니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기본 정보

초연: 1892년, 마린스키 발레단,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작곡: 표토르 차이콥스키
안무: 마리우스 프티파, 레프 이바노프
 

I. 호두까기 인형의 줄거리와 관람 포인트

뒤마의 단편소설 호두까기 인형 이야기 (호프만 원작)

등장인물

주인공: 스탈바움가의 딸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왕자)
주변인물: 마리의 아빠, 엄마, 오빠 프리츠, 대부인 마법사 드로셀마이어
 

줄거리 요약

크리스마스 이브, 마리는 트리 아래 호두까기 인형을 발견하는데, 대부인 드로셀마이어로부터 호두까기 인형이 실제 소년이었지만 저주에 갈려 호두까기 인형으로 변신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호두까기 인형은 이후 사람으로 변신하여 쥐 왕과 싸워서 물리칩니다. 그리고 자신이 왕자인 장난감 나라로 마리를 데려가, 그곳에서 둘은 결혼식을 올리고 왕과 왕비가 됩니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 - 시놉시스 및 관람 포인트

장별 줄거리 요약과 관람 포인트

시놉시스 요약은 국립발레단 기준으로 작성하였으며 타버전과의 주요 차이점만 괄호에 간략하게 서술했습니다. 다양한 버전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프롤로그

줄거리

매해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는 스탈바움 집으로 손님들이 향합니다.
 

관전 포인트

각 손님들이 등장하고 빠르게 지나가지만 짧은 와중에 각기 다르고 유쾌한 요소를 보여줍니다.
 

1막 1장 독일 스탈바움의 집

줄거리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하여, 스탈바움 가족은 집에서 파티를 엽니다. 마리(또는 클라라)의 대부이자 마법사인 드로셀마이어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인형극도 보여줍니다. 드로셀마이어는 마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호두까기 인형을 주는데, 이 인형을 탐내는 오빠 프리츠가 마리와 다투다가 인형이 부서지게 됩니다. 드로셀마이어는 프리츠를 혼내고, 마법으로 인형을 고쳐 거실 의자에 올려둡니다. 늦은 밤, 마리는 인형이 걱정되어 거실로 내려와 인형을 품에 안고 잠에 듭니다.
 

관람 포인트

1. 인형들의 솔로 바리에이션(Variation)
드로셀마이어의 인형극에서 할리퀸, 콜롬바인, 악마 인형(또는 곰인형, 무어인 인형)의 솔로 바리에이션이 펼쳐집니다.
 
2. 어린 무용수들의 꿈과 희망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독특한 점은 어린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것인데,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를 꿈꾸는 어린 무용수들의 풋풋한 모습도 즐거운 연말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1막 2장 어두운 거실, 그리고 눈송이 나라

줄거리

잠에 든 마리는 꿈을 꾸게 되는데, 드로셀마이어의 마법으로 집안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커지고 인형들이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 이때, 거실에 쥐가 나타나게 되는데, 호두까기 인형과 장난감 병정들이 군대를 이루어 맞서 싸웁니다. 전투 중, 호두까기 인형은 다치게 되는데, 용기를 낸 마리의 도움으로 쥐왕이 후퇴합니다. 마리는 쓰러져있는 호두까기 왕자를 보며 슬퍼하는데, 이때 호두까기 인형은 마법이 풀리며 왕자로 변신합니다. 깨어난 왕자는 마리를 자신의 나라인 크리스마스 랜드(또는 과자 나라)로 초대하고 둘은 함께 떠납니다.
 

관람 포인트

1. 스노우 파드되와 눈의 왈츠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로 변신한 후, 마리도 성인 무용수로 바뀌는데 둘은 아름다운 스노우 파드되를 펼칩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랜드로 떠나며 눈송이 나라를 지나게 되는데, 눈의 왈츠에서 안무로는 눈송이 요정들의 화려한 군무(corps de ballet)를 볼 수 있고, 음악으로는 차이콥스키의 독특한 시도인 합창 구간을 들을 수 있습니다.

호두까기 인형 스노우 파드되, 눈의 왈츠
호두까기 인형 스노우 파드되와 눈의 왈츠 (출처: 국립발레단)

 

2막 1장 호두까기 왕자의 나라 (크리스마스 랜드 또는 과자/디저트 나라)

줄거리

크리스마스 랜드를 향해 여정을 떠난 마리와 호두까기 왕자는 눈송이 나라를 지나, 각국(스페인, 인도, 중국, 러시아, 프랑스)의 인형의 환대를 받습니다. 이후, 앞서 후퇴한 쥐들이 다시 나타나 또 한 번 전쟁을 펼치는데, 이번엔 왕자가 쥐왕을 제대로 물리쳐 승리합니다. 그리고 왕자와 마리는 크리스마스 랜드에서 많은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립니다.
 

관람 포인트

1. 디베르티스망
스페인(초콜릿), 아라비아(커피콩), 중국(차), 러시아(지팡이 사탕), 프랑스(갈대피리), 마더진저와 폴리치넬(봉봉 초콜릿)의 특색 있는 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로비치 안무에서는 각국별로 2인무로 진행되며, 아라비아가 아닌 인도 춤에서도 그리고로비치만의 버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현대 제작되는 작품들엔 마더진저와 폴리치넬 부분이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별사탕 요정의 솔로
그리고로비치 안무를 따르는 국립발레단 버전에서는 마리가 성인이 되어 호두까기 왕자와 사랑을 하고, 2막 피날레인 그랑 파드되에서 마리가 직접 별사탕 요정의 솔로 파트를 춥니다. 발란신 안무에서는 2막의 시작에서 과자 나라의 여왕인 별사탕 요정이 클라라와 호두까기 왕자를 환영하며 해당 솔로를 춥니다. 어느 버전이든 별사탕 요정의 솔로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대표적인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며, 안무별로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음악으로는 차이콥스키가 당시 신규 악기인 프랑스의 첼레스타(celesta)를 활용합니다.
 
3. 꽃의 왈츠
2막에서도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데, 그랑파드되와 이어져 화려한 피날레를 함께 장식합니다.

호두까기 인형 꽃의 왈츠
호두까기 인형 꽃의 왈츠 (출처: 국립발레단)

 
4. 그랑파드되 아다지오
마리와 왕자의 아름다운 2인무를 볼 수 있으며 아다지오에서는 화려한 리프트를 볼 수 있습니다. 발란신 안무에서는 별사탕 요정과 기사(cavalier)가 클라라와 왕자를 위해 춤을 선보입니다.

호두까기 인형 그랑파드되
호두까기 인형 2막 그랑파드되 (출처: 국립발레단)

 

에필로그

줄거리

크리스마스 아침, 마리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II.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배경과 역사 및 다양한 안무의 발전

호두까기 인형의 역사

독일의 원작동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작곡가, 미술가인 에른스트 호프만(E.T.A Hoffman)의 동화 <The Nutcracker and the Mouse King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 1816년)>를 원작으로 프랑스 유명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가 각색한 <The Tale of the Nutcracker (호두까기 인형, 1845년)>에 기초합니다. 뒤마는 원작에 여주인공의 이름을 클라라에서 마리로 변경, 궂은 집안일을 시키는 입양아가 아닌 사랑받는 딸로 설정 변경 등 약간의 각색을 하였는데, 큰 틀에서는 동일한 이야기입니다. 뒤마는 당시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저서하여 이미 유명세가 높았는데, 높은 파급력 덕에 호두까기 인형의 출판 직후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호두까기 인형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발레 제작 비하인드

1890년, 마린스키 발레단은 신규 발레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뒤마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안무는 마리우스 프티파, 그리고 작곡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맡아 제작에 들어가게 됩니다. 프티파는 차이콥스키에게 아주 구체적으로 작곡할 것을 요청하였는데, 템포, 길이 등 아주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주었다고 합니다. 차이콥스키는 여동생의 사망과 기타 개인 사정까지 있어 작업하는 동안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는데, 결국 완성하게 됩니다. 한편, 안무가 프티파 역시 딸의 사망과 본인의 건강 악화로 그의 후임인 차석 안무가 레프 이바노프가 이어서 완성합니다.
 

마린스키 극장에서의 초연

1892년, 마린스키 발레단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 호두까기 인형 초연을 올립니다. 하지만, 지금의 많은 인기와는 달리 당시에는 긍정적인 평을 받지 못했는데, 차이콥스키는 이러한 세간의 악평에 연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이콥스키는 발레 음악 총 15곡 중 8곡을 발췌하여 연주회용 모음집인 <The Nutcracker Suite>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이 모음집으로 인하여 오케스트라, 콘서트 등에서 계속 연주되었고, 호두까기 인형은 음악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게 됩니다.
 

계속 발전하는 호두까기 인형

1919년,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단의 사실주의 개혁파 안무가 알렉산드르 고르스키가 초연의 지적 사항들을 개선하고, 꿈이었다는 설정을 통해 극의 논리성을 강화하고, 어린이 무용수를 성인으로 바꾸어 별사탕 요정을 없애고, 안무의 난이도 강화와 러브라인도 추가했습니다. 이후 세계각국의 많은 발레단에서 호두까기 인형의 초연을 개정한 고르스키의 버전을 기반으로 새로운 안무와 연출로 제작하여 여러 버전이 탄생하게 됩니다.
 

다양한 버전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근대 안무 3대장 - 바이노넨, 발란신, 그리고로비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스토리 구조와 안무 측면에서 다양한 버전과 해석이 존재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세 가지 버전으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 미국 뉴욕시티 발레단의 조지 발란신 버전, 그리고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이 꼽힙니다. 우리 나라의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도 매해 연말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이고 있는데, 국립발레단은 볼쇼이의 그리고로비치 안무, 유니버설은 마린스키의 바이노넨 안무를 기반으로 합니다.
 

(1) 1934년 마린스키 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 (유니버설 발레단)

마린스키 발레단은 초연에서 지적 받았던 사항을 개정한 고르스키의 안무에서 추가적으로 더 보완하였습니다. 따라서, 바이노넨의 안무 역시 프티파-이바노프 안무를 기반으로 작품을 더욱 발전시킨 버전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여주인공이 호두까기 왕자의 나라로 떠나고, 이 여정은 깨어나보니 꿈이었다는 설정입니다. 여주인공의 이름은 클라라고, 호두까기 왕자의 나라는 과자 나라라는 설정입니다. 또한, 스토리상 어린 주인공이 성인으로 변신하고, 왕자와 러브라인을 형성하여 함께 그랑파드되를 직접 춥니다. 다양한 색감과 아기자기한 디테일로 의상과 무대 연출이 더 화려한 편입니다.
 

(2) 1954년 뉴욕시티 발레단의 조지 발란신 버전

발란신은 자신의 특색있는 스타일과 기술을 버무리면서도 마린스키의 초연을 많이 차용하였습니다. 초연처럼 어린 주인공과 주역 무용수를 따로 설정하였으며, 발레의 하이라이트 역할로는 별사탕 요정(Sugar Plum Fairy)과 Dewdrop Fairy가 있습니다. 먼저, Dewdrop Fairy는 2막 꽃의 왈츠에서 꽃의 리더 격입니다.
별사탕 요정은 과자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입니다. 유명한 별사탕 요정의 솔로는 2막의 마지막이 아닌, 초반을 열며 해당 춤으로 과자 나라에 온클라라를 환영해 줍니다. 그리고 어린 주인공이 별사탕 요정의 춤을 구경하는 구조입니다. 또한, 여주인공과 호두까기 왕자가 함께 추는 그랑파드되는 별사탕 요정과 기사(cavalier)가 춤을 선보이며, 이 역시 스토리상으로 클라라와 왕자가 구경합니다. 별사탕 요정은 모성애를 지니는 역할로, 춤을 통해 클라라에게 사랑과 성숙함을 가르쳐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초연에서 영향 받은 다른 요소들로는 무대를 가로 지르는 레이카와 러시아 춤인 트레팍 구간에서의 훌라후프 활용 등이 있습니다.
엔딩은 클라라와 왕자가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로 함께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것이며, 깨어나보니 꿈이라는 설정은 동일합니다.
 

(3) 1966년 볼쇼이 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 (국립발레단)

볼쇼이 발레단의 그리고로비치는 러시아의 전설적 안무가입니다. 스토리 구조로는 바이노넨 버전과 마찬가지로 어린 주역이 1막 도중 성인으로 변신하여 왕자와 사랑하는 설정입니다. 차이점으로는 여주인공 마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안의 크리스마스 랜드로 떠나는 것입니다. 의상이나 무대보다는 안무의 구성이 조금 더 고도화된 편이며, 1막의 호두까기 인형은 목각 인형 소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이 인형처럼 움직이는 연기를 합니다. 또한, 2막의 디베르티스망에서는 세계 각국의 인형들이 2인무를 춥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의 주요 차이점 정리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도 매해 나란히 호두까기 인형을 올리고 있는데요, 둘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국립발레단유니버설 발레단
안무그리고로비치 (러시아 제국 볼쇼이 발레단)바이노넨 (러시아 황제 마린스키 발레단)
여주인공마리클라라
1막 호두까기 인형어린이 무용수목각 인형
호두까기 왕자의 나라크리스마스 랜드디저트 나라 (과자 나라)
2막 디베르티스망각국 인형들의 2인무, 아라비아는 인도4인 이상, 나라별로 각기 다른 디저트 상징

 
이 외에도 마리/클라라가 쥐에게 던지는 물품이 국립발레단은 양초, 유니버설은 베개라든가, 호두까기 왕자의 나라로 떠날 때 이동수단 (배, 썰매) 등이 있으나, 스토리 구조적으로 두 발레단의 큰 차이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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